[임형철의 풋볼스토리 51번째 이야기 : 성남, 박진포만은 지켜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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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팬들에게 이별은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일화의 재정력이 막강하던 레알성남 시절에도 영문도 모른 채 팀의 레전드와 핵심 선수들이 팔려가며 몇몇 선수들과의 원치 않는 이별을 경험해야 했고, 일화가 재정난에 빠진 최근에는 팀을 떠나는 선수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매년마다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해야만 했다. 팀을 ACL 우승으로 이끌며 공격에서 빼놓아선 안 될 선수가 된 몰리나는 FC서울로, 짝수년도에 터질 것으로 기대한 라돈치치는 짝수년도를 앞둔 상태에서 수원 삼성으로, 영원한 프렌차이즈 스타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홍철도 수원 삼성으로 떠나는 등 최근 3년간 팀을 떠난 선수들은 너무나도 많아 일일이 명단을 외우기도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수도 없이 많은 이별을 경험했다 해서 이별을 통해 오는 상처가 결코 무뎌진 것은 아니다. 한 선수, 한 선수 떠나간다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성남 팬들의 마음에서 받는 상처는 배가 됐고,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며 재정적인 이유로 선수들을 대거 팔아야 될 것 같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팬들 모두 새가슴이 되어 제발 정든 선수들이 팀에 남아주길 바라고만 있을 뿐이다. 특히 성남에서 데뷔해 지금까지 성남에 남아있는 프렌차이즈 스타들이 계속해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람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강력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성남에 남아있는 프렌차이즈 스타는 몇 되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대부분이 떠난 상황에서 가장 대표적인 주전급 프렌차이즈 스타는 박진포와 윤영선, 김철호 뿐이다. 이 선수들이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뒤에도 계속해서 성남에 남아 영원히 프렌차이즈 스타로 남아주길 바라는 것이 대부분의 성남 팬들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유독 한 선수의 잔류에 대한 바람이 훨씬 더 절실하다면, 과연 그 주인공이 될 선수는 누구일까? 모두가 예상하는 대로 성남에서 등번호 6번을 달고 활약하고 있는 오른쪽 풀백 박진포 선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성남은 반드시 박진포만은 지켜야한다. 해당 칼럼에서는 프렌차이즈 스타들 중에서도 유독 성남 팬들에게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고, 벌써부터 성남의 레전드로 주목받고 있는 박진포를 왜 성남이 끝까지 지켜내야 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 다뤄보았다. 이렇게까지 한 선수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을 칼럼에 담는 이유는 필자가 성남 팬이어서 그렇고, 대상이 우리 구단이라 더 그렇고, 무엇보다 주인공이 바로 성남의 ‘박진포’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사진 출처 : 스포츠동아)
1. 무한한 체력, 더 이상 라이트 백에 대한 걱정은 필요 없다.
박진포는 2011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성남에 입단해 프로무대에 데뷔했다. 데뷔한 이후부터 박진포에겐 별다른 적응기간이 필요 없었고, 첫 시즌부터 주전급 라이트 백으로 맹활약하며 시즌 대부분의 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계속해서 쉬지 않고 경기에 나서는 박진포 선수의 모습을 보며 팬들은 과연 체력이 남아돌지, 컨디션은 제대로 유지가 될지 우려를 표했지만, 박진표는 항상 준비되어 있는 자세로 경기에 임하며 나서는 경기마다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 누가 보면 에너지 드링크라도 가지고 있는 줄 알겠다.
박진포는 3년 동안 팀을 위한 제대로 된 헌신을 보여줬다. 그의 발걸음은 쉬어가는 틈이 없었다. 언제나 성남을 위해, 팬들을 위해 경기에 나섰고, 그 동안 힘든 기색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맹활약 덕에 박진포는 데뷔 3년째인 2013시즌, 10월 6일 열렸던 제주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성남에서 100경기 출전 돌파라는 진기록을 이른 시간에 달성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만큼 성장 속도도 대단히 빨라 데뷔 3년 만에 어느덧 리그 수준급의 라이트 백으로 꼽히고 있고, “홍감독은 어서 박진포를 국대에 차출하라!”는 리그 팬들의 목소리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언제나 팀을 위해 항상 준비된 태도로 모든 경기에 임하는 박진포 선수다 보니, 그만큼 팀은 더 이상 라이트 백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박진포를 잃으면 거의 ‘1+1’을 방불케 하는 체력과 성실성을 가지고 있는 선수를 떠나보내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스쿼드를 위해서라도 박진포는 성남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
(△ 플레이 중에도 팀을 이끌고 있는 박진포 선수의 모습. 성남에서의 그의 존재감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 사진 출처 : 스포탈코리아)
2. 팀을 이끄는 중심이자 원동력, 성남의 정신이 될 수 있다.
2012 시즌의 성남은 결코 돌이키고 싶지 않은 최악의 시즌으로 기억된다. 일명 ‘한요윤’ 트리오의 임팩트는 엄청났고, 팀 전체의 멘탈이 자리를 잡지 못하던 한 해였다. 팀을 위해 활약하던 외국인 선수들 역시 멘탈이 거의 뒤틀려져 있었고, 이 때문에 종종 말썽을 일으킨 적도 있었다. 이러한 선수들과 팀을 바라보는 성남 팬들은 대체 우리 팀에서 누굴 믿어야 될지 모르겠다며 시즌 내내 혼란에 혼란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당시 부 주장을 맡았던 박진포는 언제나 선수들을 다독이고, 홀로 성실한 플레이로 모범을 보이며 성남 팬들에게 가장 많은 믿음을 안겨줬다. 우리 팀의 현 상황은 참담하지만, 그래도 박진포를 보면서 위안을 얻는 것이 그 당시 성남 팬들 대부분의 마음이었다.
한 번은 박진포가 팀을 대표해 팬들에게 사과를 한 적도 있었다. 당시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인사를 하기 위해 서포터 석으로 다가오던 도중, 팀의 외국인 선수들이 멋대로 인사를 생략하고 먼저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린 적이 있었다. 부 주장이었던 박진포는 팬들에게 “죄송합니다.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제가 노력하겠습니다.”며 팬들을 위안시켰고, 엉망이던 팀을 대표해 자신이 책임을 지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면서 성남 팬들은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이러한 리더십과 책임감 덕분에 박진포는 데뷔 3년 만에 안익수 감독의 부름을 받아 팀의 주장으로 선임되며 다시 한 번 그 능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이 사건 이외에도 박진포의 팀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 모범 등을 느낄 수 있는 사례들은 다양하다.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몸을 푸는 모습만 봐도 “저 선수는 정말 열심히 하는구나” 라는 감정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언행과 행동으로 팬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고, 믿음을 주는 모습. 팀의 모범이 되어주는 박진포는 얼마든지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을 가지고 있다. 성남에 없어서는 안 될 중심이라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사진 출처 : 뉴시스)
(△ 박진포는 이미 성남 팬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존재다. 진정성 있는 헌신과 활약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1월 3일, 통산 100경기 출장 기념 축하 행사가 있었을 때도 경기장에 있던 관중들은 모두 일제히 일어나 박진포 선수를 향해 기립박수를 쳐줬다. 이 장면은 내가 성남 홈 경기 직관을 가본 이례 가장 아름답고, 인상깊었던 장면 중 하나였다.)
3. 성남이 낳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스타! 이미 '성남의 상징' 그 자체다.
실력이면 실력, 정신이면 정신. 박진포는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지난 3년간 성남 선수들 중 가장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장에 오는 팬들에게 감동을 선물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성남에서 축구를 보는 팬들 대부분은 팀의 최고의 스타가 박진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실제로 경기장(특히 일반석)에서 가장 많이 호명되는 선수는 누가 뭐래도 박진포다. 일반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을 때, 6~7살 먹은 꼬마 아이가 부모님 옆에서 “박진포다!!!!!!” 하고 소리치는 모습을 나는 수도 없이 봐왔다. 성남에서 축구를 보는 사람들에겐 최고의 스타, 앞으로 경기장에 오는 팬들에게 가장 많은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선수도 분명 박진포다.
박진포는 성남에 남아있는 몇 안 되는 프렌차이즈 스타 중 한 명이다. 프렌차이즈 스타 중에서 실력과 정신적인 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어 그 존재감이 상당하고, 그만큼 앞으로 성남 시민구단에서도 팀의 상징이자 스타로 키워낼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다. 이미 성남 팬들 사이에서는 팀의 레전드로 가장 먼저 꼽히고 있고, 경기장에 처음 와보는 신규 팬들에게도 얼마든지 자신의 매력을 전파해주기에 충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성남 시민구단으로서 분명 새로 유입되는 팬들은 팀의 프렌차이즈 스타가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게 될 거고, 그 때마다 떳떳하게 “우리에겐 박진포가 있다”라는 대답을 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성남의 상징은 박진포가 될 수 있다. 이는 시민구단으로 새로 쓰는 역사 속에서도 틀림없이 긍정적인 효과를 안겨줄 것이다.
(△ 성남 그 자체인 박진포가 계속해서 성남에서 뛰어주길 바란다. / 사진 출처 : 아시아경제)
실력에서도, 팀의 중심이 되어주는 정신적인 면에서도 박진포를 대체할 수는 없다. 라이트백으로 뛸 수 있는 선수는 리그 내에서도 무수히 많지만, 그 중에서 성남의 박진포를 대체할 선수는 없다. 지금 성남에서 가장 팬들에게 많은 애정을 받고, 또 그만큼 팀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해주는 선수는 박진포다. 성남이 박진포 만큼은 반드시 지켜줘야 하는 이유다.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3가지의 이유로도 부족하다면, 일단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내년 시즌까지 경기를 보고 평가해 봐도 전혀 늦지 않다. 박진포의 선발 출전 경기를 단 한 경기라도 보게 된다면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을 것이고, 곧바로 박진포를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 틀림없이 납득하게 될 것이다. 모든 선수들과의 이별을 피할 순 없겠지만, 가장 가슴 아픈 이별만은 피하고 싶다. 박진포만은 꼭 지켜줬으면 하는 것이 성남 팬들의 바람이다. (풋볼스토리 / 임형철 / stron1934@naver.com )
<칼럼 작성 협조>
- 김현수 (@garudanish / 성남FC 서포터즈 울트라스 지오바니 소속.)
- 정선우 (성남FC 서포터즈 와이알유 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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