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빨 그라데이션이 포항. 파란색은 그냥 상대 선수(수원 or 울산 아님). 흰검 그라데이션은 공입니다.

처음 5~6개가 상대 선수가 10명이 아니네요. 별로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서 수정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올시즌 포항의 수비를 보면 최대한 높은 확률로 수비를 하자가 모토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면 상대 입장에서는 확률이 낮은 것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기본적인 수비 상황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공의 위치는 그냥 임의이니 신경쓰지 않으셔도 되고요. 파란색팀의 오른쪽 풀백이 빠져버렸으나 지금 상황에서 큰 문제는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포항의 수비는 이처럼 오밀조밀하게 최대한 상대의 공간을 줄이면서 어떤 상황이 되던 압박을 넣을 수 있는 거리에 섭니다.

아래 그림은 윙어가 돌파를 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윙이 돌파를 하면 수비 입장에서는 오히려 수비하는 게 쉬워집니다. 윙어의 선택은 크로스와 백패스 두가지밖에 없죠.

그리고 크로스를 올라가지 못하게만 막으면 됩니다. 역습에서는 이게 위험하겠지만 지공인 상황에서는 이런 상황이 훨씬 더 좋습니다.

또한 포항의 윙이 올라와서 수비를 도와주는 것도 훨씬 수월해지게 됩니다.

 

 

이 그림은 백패스를 한 후의 상황입니다. 그렇게 되면 풀백이 공을 잡게 되는데 이때 선택지는 세가지가 됩니다.

백패스, 중앙으로 패스, 다시 윙에게 패스. 윙에게서 백패스가 온 상황이므로 윙에게 다시 주는 길은 포항의 윙에 의해 막히게 됩니다. 그리고 중앙은 손준호 김태수 등 중앙미드필더에게 막히게 되는 상황이죠. 패스를 하게 되면 언터셉트를 당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래서 백패스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포항으로써는 상대가 어떤 선택을 하던지 제대로 공격을 이어가지 못하도록 선택지를 줄여버렸기 때문에 성공인 상황입니다.

 

 

이런 수비가 가능한 것은 바로 선수들 간의 간격에 그 비밀이 숨어있습니다.

화살표로 표시한 선수들의 간격은 대략 10미터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이 말은 결국 공이 어느 선수에게 가던지 순식간에 두 세명의 선수가 둘러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아가서 상대가 패스를 할 때 인터셉트를 하기도 훨씬 쉬워지는 것이죠.

 

 

위의 그림은 포항이 공격을 하다 공을 빼앗기는 상황입니다. 공을 빼앗기면 그 시점부터 이명주가 압박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옆의 선수에게 패스를 할 수밖에 없죠. 그곳으로 가면 파란팀은 상대적으로 전진을 시도하게 되고 포항은 그냥 압박을 들어갑니다.

수비에 대한 압박은 거의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공을 가진 미드필더를 중심으로 압박점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선택지는 전방패스보다는 센터백이나 풀백이 될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센터백을 많이 선택하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포항은 굉장히 성공적인 압박 수비를 펼친 상황이 됩니다.

 

 

그 센터백에게 공이 간 순간 다시 김승대 이명주 같은 선수들이 압박을 넣게 됩니다. 이러면 골키퍼로 패스 후 롱볼이냐 아니면 그냥 롱볼이냐의 차이만 있을뿐 선택지는 롱볼만이 남게 됩니다.

롱볼이 되면 포항은 50대50. 혹은 그 이상의 확률로 수비를 성공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설령 공중볼을 잡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세컨볼을 상대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물론 상대팀에게 김신욱 같은 공중볼을 장악할 수 있는 선수가 전방에 서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습니다.

그래서 포항이 김신욱이 뛰는 울산에게 굉장히 약하죠.

 

이 그림은 공이 빠져나와 상대가 역습 찬스를 잡게 된 상황입니다. 역습이 시작되면 일단 양쪽 풀백이 그 선수에게 접근하고 최대한 시간을 지연합니다.

풀백이 뚫리더라도 김광석이나 김원일 모두 준족이기 때문에 스피드 싸움에서는 잘 밀리지 않습니다.

그렇게 지연만 하게 되면 상대가 올라오기도 전에 포항의 수비가 자리를 잡게 됩니다. 사실 포항의 경기가 체력을 많이 소모하는 것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패스를 하면서 많이 뛰는 것보다는 수비시 전력으로 내려오는 것이 소모가 심하기 때문이죠.

 

이런 식으로 포항 수비가 완성이 되면 다시 지공상황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성남전 김태환의 골처럼 수비를 스피드로 압도해버리면 답이 없어지게 됩니다.

혹은 이천수 같이 개인 능력으로 거의 수비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리는 게 가능하거나, 세트피스 상황을 만들 선수가 있으면 위험해지게 됩니다.

포항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죠.

이처럼 포항은 수비를 할 때 내가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는 생각으로 수비를 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공을 완전히 빼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아도 크로스나 슈팅만 막아내면 절반 그 이상의 성공을 한 것입니다.

상대를 사이드로 몰고, 사이드에서 크로스를 최대한 막고. 뒤로 공이 가면 더 뒤로 가도록 해서 롱볼 유도.

 

올시즌 포항의 수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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