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명주-김승대 라인. 그리고 포항의 패싱게임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5. 26. 06:45

포항의 올시즌 공격전술은 두 가지만 살펴보면 됩니다. 바로 김승대의 움직임과 측면에서의 탈압박입니다.

김승대는 주 득점 루트이기 때문에 반드시 살펴봐야 하지만 다양한 상황을 종합했을 때 김승대의 움직임을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그림은 김승대가 라인을 깨고 들어가는 가장 기본적인 상황입니다. 이명주가 공을 가지고 있고, 김승대는 대각선으로 뛰다가 침투를 하는 모습입니다. 여기서 붉은색 선은 수비수들의 대략적인 시야입니다.

김승대가 뛰어 들어가는 것을 수비수가 잡지 못하는 이유가 담겨있는 그림입니다. 김승대의 순간 속도나 주력이 빠른 것도 한몫을 하고 있지만 이 그림에서 보여주는 움직임과 패스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김승대의 움직임과 수비수의 시야를 보면 김승대가 대각으로 뛸 때 오른쪽 수비수의 시야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이 센터백이 공이 오는 것을 바라봐야 하는데 김승대가 그 뒤를 돌아가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즉, 이 오른쪽 센터백은 김승대가 뛰어 들어가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왼쪽 센터백의 경우에는 여전히 김승대를 바라보고 있고, 따라가는 것도 오른쪽 센터백보다는 쉬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수비들은 김승대를 막지 못합니다. 이 이유는 이명주의 양질의 패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패스의 길이 왼쪽 센터백이 가로채지 못하고 김승대에게로 향하는 길을 택하기 때문입니다.

이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김승대가 라인과 동일 선상인 타이밍에 김승대와 오른쪽 수비 사이로 패스가 들어가게 되면 왼쪽 수비는 함부로 발을 뻗을 수 없게 됩니다.

결국 오른쪽 수비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차단하지 못하면 슈팅찬스를 내주게 되는 것이고, 김승대의 침착함이 더해져 득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것이 이번 시즌 주 포항의 주 득점루트인 이명주-김승대 라인의 모습입니다.

 

이번에는 포항의 장기인 측면의 좁은 공간에서의 탈압박과 크로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이 움직임들은 기본적으로 스틸타카라고 불리는 대부분의 상황에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포항의 기본은 짧은 패스가 아니라 빠르고 정확한 패스에 있습니다. 이것을 생각하면서 봐주셨으면 합니다.

이처럼 한쪽 측면에서 윙이 공을 잡고 있게 되면 상대 수비도 4~5명이 둘러싸게 됩니다. 이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데 그곳이 네모로 표시를 해둔 곳입니다. 하지만 사용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

압박을 강하게 받고 있기 때문이죠. 이때 포항은 네명의 선수들이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수비들이 쏠리도록 하면서 압박을 풉니다.

그 첫번째는 후방의 풀백에게 공을 줍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수비가 따라오게 되고 윙쪽은 한결 자유로워집니다. 다시 윙에게 패스를 하고 윙은 풀백에게 향한 상대 대신 자리하고 있는 이명주 혹은 김태수(손준호)에게 공을 넘깁니다.

그러면 대략 이런 상황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때 아직 풀백이나 윙이 공간으로 침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그러면 아래처럼 김승대에게 공을 넘겨주게 됩니다. 이 시간 동안 풀백은 계속해서 올라갑니다. 이때 바로 힐패스로 풀백에게 패스를 넣을 수는 있지만 타이밍이나 정확도 면에서 부족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래처럼 다시 리턴패스를 줍니다. 아무 의미도 없을 수 있는 이 리턴패스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상당히 큽니다.

바로 풀백이 좀 더 침투할 시간을 벌게 된다는 것, 그리고 힐패스보다는 자기 시야내에 풀백의 위치를 둔 선수가 패스를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종합적으로는 완벽한 패스타이밍과 침투로 압박을 벗겨내고 크로스를 올릴 공간을 만드는 플레이가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오게 되면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하거나 바로 크로스 등을 노리면서 공격을 이어나가게 됩니다.

또한 이런 플레이는 꼭 측면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포항의 패스&무브의 기본이 되는 움직임입니다.

이런 패스를 통해서 포항은 전체 패스가 많지도, 패스 성공률이 그렇게 높지도 않으면서 패스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게 된 것입니다.

 

 

(▽ 주간K리그 38화 바로 듣기)